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오하이오 강가에는 포인트플레전트(Point Pleasant)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강을 따라 낮은 집들이 늘어서고, 밤이 되면 물안개가 강변 도로 위로 낮게 깔리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그러나 이 마을의 이름을 아는 사람들에게 포인트플레전트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다. 1966년 늦가을부터 이듬해 겨울까지, 이 마을 사람들은 밤길에서 사람만 한 회색 형체를 보았다고 입을 모았다. 붉게 빛나는 두 눈과 커다란 날개를 가진, 무엇이라 이름 붙이기 어려운 존재였다. 사람들은 그것을 '모스맨(Mothman)', 나방인간이라 불렀다.

붉은 두 눈을 본 밤
이야기의 시작은 1966년 11월 15일 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인트플레전트의 젊은 두 부부 — 로저와 린다 스카베리, 그리고 스티브와 메리 말레트 — 는 마을 외곽의 이른바 'TNT 지역'을 자동차로 지나고 있었다. 이곳은 제2차 세계대전 시절 탄약을 만들던 공장 부지로, 전쟁이 끝난 뒤로는 버려진 콘크리트 구조물과 잡목만 남아 밤이면 인적이 끊기는 을씨년스러운 곳이었다. 바로 그 어둠 속에서, 네 사람은 무언가를 보았다.
그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것은 키가 2미터가 넘는 사람 형체였고 어깨 뒤로 커다란 흰빛 도는 날개를 접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그 얼굴 부근에서 붉게 빛나던 두 개의 눈이었다. 자동차 전조등을 받자 그 두 눈은 마치 자전거 반사판처럼 붉게 되쏘았다고 한다. 겁에 질린 네 사람이 차를 몰아 마을 쪽으로 달아나기 시작하자, 그 형체는 날개를 펼치고 날아올라 자동차를 뒤쫓았다. 증언 속에서 그것은 시속 100마일에 가까운 속도로 질주하는 차를 어렵지 않게 따라붙었고, 귀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고 한다. 추격은 마을 경계에 이르러서야 멈췄다.
다음 날, 이 이야기는 지역 신문 《포인트플레전트 레지스터》에 실렸다. 기사가 나가자 마을은 술렁였다. 그리고 놀랍게도, 자신도 그것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을을 뒤덮은 목격담
첫 목격담이 신문에 실린 뒤, 포인트플레전트와 그 주변에서는 비슷한 이야기가 잇따랐다. 밤길을 운전하다 도로 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는 사람, 집 마당의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는 두 눈과 마주쳤다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목격담마다 세부는 조금씩 달랐지만, 사람만 한 회색 형체와 붉은 두 눈, 그리고 커다란 날개라는 핵심은 기이할 만큼 겹쳐 있었다.
그중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 한 남자가 집 근처 들판에서 어른거리는 무언가를 향해 손전등을 비추자, 그 두 눈이 손전등 불빛을 받아 붉게 빛났다고 한다. 그날 밤 그의 텔레비전은 알 수 없는 잡음으로 지직거렸고, 이튿날 아침 그가 기르던 개는 자취를 감춘 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 개의 실종을 밤사이 마당을 서성이던 그 형체와 연결 지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길은 없었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하나씩 얹히면서 모스맨은 점점 더 짙은 불길함을 두르게 되었다.
목격담이 절정에 이르던 무렵, 마을에는 호기심에 찬 사람들과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밤이면 TNT 지역 근처에 차를 세우고 그 형체가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붉은 두 눈은 나타날 때마다 그저 어둠 속에서 잠시 사람들을 노려보다 사라질 뿐, 무엇 하나 분명한 것을 남기지 않았다. 정체를 알 수 없다는 그 사실이야말로, 이 마을의 밤을 가장 서늘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큰 새였을까 — 회의론의 목소리
모스맨 소동이 커지자, 이것을 초자연적 존재가 아니라 자연현상으로 설명하려는 목소리도 함께 커졌다. 가장 널리 받아들여진 설명은, 사람들이 본 것이 실은 커다란 새였다는 것이다. 특히 지목된 것은 모래언덕두루미(sandhill crane)였다. 이 새는 날개를 펼치면 폭이 2미터에 이를 만큼 크고, 눈 주위에 붉은 피부가 드러나 있어, 어둠 속에서 빛을 받으면 마치 두 눈이 붉게 빛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가 아니었던 탓에, 밤길에서 갑자기 마주친 사람들이 그 정체를 알아보지 못하고 낯선 괴물로 여겼으리라는 설명이다.
큰왜가리나 올빼미 같은 다른 큰 새들도 후보로 거론되었다. 많은 야행성 새들은 눈에 빛을 받으면 되쏘는 성질이 있어, 어둠 속에서 손전등이나 전조등을 받으면 두 눈이 기이하게 빛난다. 여기에, 소문이 소문을 부르며 사람들이 서로의 목격담에 영향을 받는 이른바 집단 히스테리 현상까지 더해졌으리라는 것이 회의론자들의 견해다. 한 사람이 무언가를 보았다는 이야기가 신문에 실리자, 그 뒤로 밤길의 평범한 그림자마저 모두 '그것'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들이 모든 목격담을 완벽하게 해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를 시속 100마일로 뒤쫓았다는 증언이나, 사람만 한 크기였다는 묘사는 큰 새 한 마리로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반세기가 넘도록 이 형체의 실체를 붙잡아 증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붉은 두 눈이 무엇이었는지, 우리는 여전히 단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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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밤의 시골 강변 도로,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는 두 점의 빛이 잠시 머물다 스러지는 장면 — 분위기를 재현한 영상이며 실제 기록 영상이 아니다.
재앙의 전조라는 이름
모스맨의 이야기가 단순한 괴담을 넘어 오래도록 사람들의 뇌리에 새겨진 데에는, 그 뒤에 일어난 한 참사가 있다. 1967년 12월 15일 저녁, 포인트플레전트와 강 건너 오하이오주를 잇던 실버 브릿지(Silver Bridge)가 무너졌다. 퇴근길 차량으로 붐비던 다리는 순식간에 강물 속으로 내려앉았고, 이 사고로 마흔여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둔 두 지역을 잇던 생명선이 저녁 어스름 속에서 무너진, 마을 역사상 가장 참혹한 비극이었다.
뒷날 조사에서 이 붕괴의 원인은 다리 부품 하나에 생긴 미세한 균열, 그리고 세월과 하중을 견디지 못한 노후한 구조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이것은 명백한 구조적 참사였고, 초자연적 존재와는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두 사건은 하나로 엮였다. 마을에 그 붉은 두 눈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1966년 가을이었고, 다리가 무너진 것이 그로부터 한 해 남짓 뒤인 1967년 겨울이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본 뒤에 재앙이 왔다 — 이 단순하고도 불길한 순서가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박혔다.
그리하여 모스맨은 '재앙의 전조'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 붉은 두 눈은 다가올 참사를 미리 알리러 온 불길한 사자였다는 이야기가, 참사의 충격과 슬픔 위에 얹혀 퍼져 나갔다. 물론 이것은 사건이 벌어진 뒤에 두 일을 이어 붙인 해석일 뿐, 목격담과 붕괴 사이에 실제 인과가 있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이 전조설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것은, 마흔여섯 명이 실제로 강물 속으로 사라졌다는 그 참사의 무게 때문일 것이다.

존 킬의 책, 그리고 남은 이야기
실버 브릿지 참사로부터 여러 해가 지난 1975년, 작가 존 킬(John Keel)은 《모스맨 프로퍼시스(The Mothman Prophecies)》, 곧 '모스맨의 예언'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킬은 포인트플레전트에서 벌어진 목격담들을 직접 취재하며 모은 이야기들을 이 책에 담았고, 모스맨의 출현을 다가올 참사와 이어지는 초자연적 현상으로 그려냈다. 이 책을 통해 포인트플레전트의 밤에 떠돌던 소문은 미국 전역으로, 나아가 세계로 퍼져 나갔다. 2002년에는 이 책을 바탕으로 한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지며, 모스맨의 이름은 한층 더 널리 알려졌다.
물론 킬의 책이 그린 세계가 그대로 사실인 것은 아니다. 목격담과 참사를 초자연적 예언으로 엮은 그의 서사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해석이며, 많은 부분이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 위에 서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하나의 지역 괴담에 지나지 않았을 이야기를,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하나의 전설로 끌어올렸다.
오늘날 포인트플레전트는 오히려 이 이야기를 마을의 상징으로 끌어안았다. 마을 한복판에는 날개를 펼친 모스맨의 금속 조형물이 세워졌고, 해마다 가을이면 이 전설을 기리는 축제가 열려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모여든다. 한때 마을을 떨게 했던 불길한 그림자가, 이제는 마을을 찾게 만드는 이름이 된 셈이다. 그러나 축제의 불빛이 꺼지고 관광객이 떠난 밤, TNT 지역의 버려진 콘크리트 사이로 다시 안개가 낮게 깔릴 때면, 사람들은 여전히 반쯤은 궁금해한다. 그 옛날 밤길에서 네 사람을 노려보았던 붉은 두 눈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안개 속에 남은 붉은 두 점
모스맨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물음으로 남는다. 1966년 그 늦가을 밤, 포인트플레전트의 사람들이 정말로 무언가를 보았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여러 사람이 서로 다른 밤, 서로 다른 자리에서, 사람만 한 회색 형체와 붉게 빛나는 두 눈을 이야기했다. 그것이 낯선 큰 새였는지, 소문이 낳은 착시였는지, 아니면 정말로 우리가 이름 붙이지 못한 무엇이었는지 —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아무도 단정하지 못한다.
여기에 한 가지 분명히 짚어둘 것이 있다. 실버 브릿지의 붕괴는 마흔여섯 명의 목숨을 앗아간 실제의 참사이며, 초자연적 예언이 아니라 노후한 구조가 빚어낸 비극이었다. 모스맨을 재앙의 전조로 엮는 이야기는 그 뒤에 사람들이 두 일을 이어 붙인 해석일 뿐이다. 이 이야기가 오래도록 사람을 붙드는 힘은 초자연적 저주에 있지 않다. 마흔여섯 명이 강물 속으로 사라졌다는 그 사실의 무게와, 그 참사 앞에서 사람들이 붉은 두 눈이라는 불길한 전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마음, 바로 그 두 가지에 있다.
오늘도 오하이오 강가에는 밤안개가 흐른다. 강 위로 새로운 다리가 놓였고, 마을은 조용히 제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안개가 유난히 짙게 깔리는 밤, 강변 도로를 홀로 달리는 이들은 문득 어둠 속을 한 번 더 살피게 된다. 저 헐벗은 나무들 사이 어딘가에서, 붉은 두 점의 빛이 조용히 이쪽을 지켜보고 있지는 않을까 — 그 오래된 물음은, 오늘 밤에도 안개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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