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를 모으는 나 K. Woo가 이 사건을 오래 붙들고 있는 이유는, 살인 그 자체가 아니다. 동기다. 돈도, 치정도, 원한도 아니었다. 조회수였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이유의 목록에 나는 그동안 여러 단어를 적어왔는데, 이 사건 앞에서 처음으로 '숫자'라고 적었다. 그것도 고작 네 자리 숫자였다.

먼저 밝혀둔다. 이 글은 소문이 아니라 기록이다. 텍사스 법원의 판결, 경찰 수사 기록, 미국 여러 매체의 보도로 확인된 사실을 따른다. 피해자 중 미성년자는 이 사건에 없지만, 남겨진 다섯 아이를 위해 아이들의 신상은 다루지 않는다.

경찰서 유치장 사진 속 두 사람 — 아내와 그녀가 고용한 남자. 이 한 장이 사건의 방향을 바꿨다.
경찰서 유치장 사진 속 두 사람 — 아내와 그녀가 고용한 남자. 이 한 장이 사건의 방향을 바꿨다.

새벽의 신고

2015년 2월의 어느 새벽, 텍사스의 한 경찰서로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저희 언니가 위험한 것 같아요." 경찰이 도착한 집은 조용했지만 온전하지 않았다. 현관문이 산산조각 나 있었고, 안은 엉망이었으며, 바닥엔 핏자국이 번져 있었다.

계단 난간에 한 여자가 힘없이 기대 있었다. 손목엔 결박당한 자국, 입가엔 눈물. 그녀는 새된 비명으로 말했다. 남편이 납치됐다고.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침입해 자신을 묶고, 1층에 있던 남편을 총으로 내리쳐 끌고 갔다고.

여자의 이름은 사만다 월포드. 다섯 아이의 엄마였고, 유튜브를 하던 사람이었다.

어두운 방, 링라이트와 카메라 앞에 앉은 사람의 실루엣 — 관심이라는 늪의 시작.
어두운 방, 링라이트와 카메라 앞에 앉은 사람의 실루엣 — 관심이라는 늪의 시작.

완벽에 가까운 진술

그녀의 이야기는 말이 됐다. 거의 완벽하게. 결박당한 채 코로 휴대폰을 눌러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대목까지, 빈틈이 없어 보였다. 남편의 이름은 어니스트 이바라. 타투이스트였고, 아침저녁으로 투잡을 뛰며 다섯 아이를 먹여 살리던 성실한 가장이었다.

그날 새벽 3시 20분, 경찰이 추적하던 어니의 휴대폰 신호가 끊겼다. 그리고 얼마 뒤, 그의 시신이 발견됐다.

타투를 한 젊은 남자의 생전 모습 — 다섯 아이를 부양하던 가장이었다.
타투를 한 젊은 남자의 생전 모습 — 다섯 아이를 부양하던 가장이었다.

여기까지는 원한에 의한 납치살인처럼 보였다. 강도라기엔 집 안 귀중품이 하나도 없어지지 않았고, 다섯 아이 중 누구도 다치지 않았으며, 오직 남편만 사라졌기 때문이다. 누군가 어니만을 노렸다는 뜻이었다.

어긋나는 한 줄

현장을 살피던 형사가 이상한 점을 짚었다. 사만다는 남편이 총으로 맞았다고 했는데, 바닥에 튄 피의 양이 그러기엔 너무 적었다. 말과 현장이 미세하게 어긋나고 있었다.

내 메모장에 지워지지 않고 남은 문장은 이것이다. 결박당한 사람이, 어떻게 어머니에게는 전화를 걸고 911에는 걸지 못했을까. 형사가 그 점을 묻자, 사만다는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처음엔 범인 얼굴을 전혀 못 봤다더니,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사실 범인을 알 것도 같다"고 했다.

경찰 취조실에 앉은 여자 — 그녀는 그래도 부인했다.
경찰 취조실에 앉은 여자 — 그녀는 그래도 부인했다.

주문

그녀가 지목한 남자들이 붙잡혔다. 조나단 샌포드, 호세 폰세, 그리고 옥타비어스 라임스. 세 사람은 순순히 범행을 인정했다. 그런데 그들의 진술은 경찰의 예상과 전혀 달랐다. 이건 원한이 아니었다. 주문이었다. 누군가 돈을 주고 어니를 없애달라고 시킨 것이었다. 그 누군가는, 그날 밤 계단 난간에 기대 눈물 흘리던 아내였다.

유치장 사진 속 공범들 — 아내가 고용한 남자들.
유치장 사진 속 공범들 — 아내가 고용한 남자들.

사만다는 끝까지 부인했다. "제 아이들의 목숨을 걸고, 저는 범인이 아니에요." 사실 그녀가 가담했다는 결정적 증거는 한동안 없었다. 공범들의 진술과 정황뿐이었다. 그때 경찰이 두 가지를 찾아냈다.

하나, 범행 전날 사만다의 아이들에게 간식을 사주는 범인들의 CCTV 영상. 둘, 사만다가 범인에게 보낸 문자. 경찰이 남편의 휴대폰을 추적하던 그 시각, 그녀는 이렇게 보냈다. "어니 휴대폰 꺼. 그거 꺼버려. 버리고, 이동해."

아이들 목숨을 걸고 결백하다던 여자는, 그 아이들을 데리고 살인 청부업자를 만나러 다녔고, 남편이 죽어가는 동안 증거를 없애라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오렌지색 수의를 입은 여자의 유치장 사진.
오렌지색 수의를 입은 여자의 유치장 사진.

사람들이 가장 이해하지 못한 건 동기였다. 돈 때문도, 다른 남자 때문도 아니었다. 시작은 평범했다. 고등학생 때 아이를 낳아 이미 두 아이의 엄마였던 사만다는, 동네 타투샵에서 어니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결혼해 쌍둥이를 낳았다. 남편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그녀는 유튜브를 시작했다. 채널 이름은 심플리 매닉이었다.

유튜브 채널 영상 속 그녀의 모습 — 실제 SNS 화면.
유튜브 채널 영상 속 그녀의 모습 — 실제 SNS 화면.

처음엔 가족을 사랑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그런데 처음 받아보는 사람들의 관심이라는 게, 끊을 수 없이 달콤했나 보다. 어느 날 그녀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아이들이 나오는 영상이 조회수가 잘 나온다는 것.

조회수 그래프가 우상향하는 화면을 응시하는 실루엣.
조회수 그래프가 우상향하는 화면을 응시하는 실루엣.

그때부터 영상은 점점 자극적으로 변했다. 아이들의 사생활, 남편과의 부부싸움까지 콘텐츠가 됐다. 어니는 사생활이니 올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조회수를 향한 갈망은 멈추지 않았다. 다섯째가 생겼을 때도 그녀는 변하지 않았고, 지쳐버린 어니는 이혼을 결심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양육권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사만다에게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무언가가 됐다. 단, 이유가 끔찍했다. 아이들이 있어야 조회수가 나왔으니까. 남편이 아이들을 데려가면 채널은 끝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을 없애는 쪽을 택했다. 자기 핏줄도 아닌 아이까지 끝까지 책임지려던 한 남자를, 조회수를 위해.

판결, 그리고 남은 것

2017년 9월, 사만다 월포드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살인에 99년, 납치에 50년. 두 형을 이어서 복역해야 하니 사실상 살아서 나올 수 없는 형량이다. 직접 손을 쓴 옥타비어스 라임스는 93년, 나머지 두 공범은 각각 50년을 받았다.

텅 빈 아이 방 — 하루아침에 부모를 모두 잃은 다섯 아이가 남았다.
텅 빈 아이 방 — 하루아침에 부모를 모두 잃은 다섯 아이가 남았다.

사건이 벌어진 그날, 다섯 아이는 부모를 한꺼번에 잃었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주문으로 살해됐고, 어머니는 교도소에서 나오지 못하니까. 아이들을 맡게 된 건 사만다의 어머니였다. 그녀는 남은 삶을 손주들을 위해 살겠다고 했다.

사천 명

여기, 지금도 서늘한 사실이 하나 있다. 사만다가 남편을 팔아 지키려 했던 그 유튜브 채널은, 지금도 인터넷에 그대로 남아 있다. 구독자는 사천 명 남짓이었다.

한 사람을 죽여서까지 지키려 했던 숫자가, 고작 그것이었다.

나는 이 사건의 판결문과 보도를 세 번 대조했고, 세 번 다 같은 사실에 닿았다. 그런데도 파일을 닫을 때마다 손이 한 번 멈춘다. 그녀는 지금 감옥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자신이 한 짓을 뼛속까지 뉘우치고 있을까. 아니면, 여전히 누군가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을까. 사천 명이 자신을 지켜봐 준다고 믿던 그 감각을, 그녀가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다면 — 나는 그편이 가장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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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실제 기록 사진·현장 자료와, 이야기의 분위기를 전하기 위해 제작한 AI 생성 이미지가 함께 사용되었다.